좋아하던 노래를 틀었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멜로디도, 가사도 그대로인데 그냥 소리가 지나갈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피로가 누적된 탓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은 그저 조용하고 컴컴한 상태로 유지되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그건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 회로의 차단기를 내려버린 상태였습니다. 이 글은 그 상태가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거기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공감 피로: 이건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1995년 임상심리학자 찰스 피글리는 트라우마 환자를 오래 상담해 온 치료자들에게서 이상한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환자가 들어와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미워서가 아니라, 그냥 와닿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피글리는..
솔직히 저는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단순한 남매 훈훈 에피소드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삶을 어떻게 붙잡아 줄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방식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악뮤 이찬혁·이수현 남매가 같은 지붕 아래 살기로 한 건 그냥 우애가 좋아서가 아니었습니다. 동생이 무너지고 있었고, 오빠가 그걸 먼저 알아챘습니다. 슬럼프가 삶 전체를 잠식하는 방식이수현이 겪은 과정을 들으며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일반적인 슬럼프가 아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고 부릅니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특정 영역에서의 극도한 소진이 동기·감정·신체 기능 전반을 무너뜨리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수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