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를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대"라는 대사 한 줄이 그렇게 오래 마음에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그 장면이 생생하게 느껴진 건, 아마 누군가를 잃어가는 두려움이 우리 모두에게 낯설지 않기 때문이겠죠. 치매가 가져오는 상실은 단순히 '기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있는 사람과 매일 이별을 반복하는, 세상에서 가장 천천히 진행되는 작별입니다. 모호한 상실 — 이별도 아니고 함께도 아닌 경계에 서다제가 이 주제를 처음 깊이 들여다보게 된 건, 지인의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고 나서부터였습니다. 그분은 "엄마가 방에 계신데, 나는 왜 이렇게 외로운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 한마디가 오래 머릿속에 남았고, 그것이 단순한 피로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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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16. 05:13